어린이집 원장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프랭크 자세로 압박'
재판부 "피고인 상식 밖의 변명으로 일관..잘못 뉘우치지 않아"
피고인 측 "고의 아니야.."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후 9개월 된 원아를 이불로 덮은 뒤 몸으로 눌러 질식해 숨지게 한 60대 어린이집 원장의 범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2023년 3월 24일 법정에서 공개됐는데 숨진 아기의 부모는 엄벌을 호소했습니다.

9개월 원아 낮잠 안 안잔다고 이불 덮고 14분동안 누른 어린이집 원장
9개월 원아 낮잠 안 안잔다고 이불 덮고 14분동안 누른 어린이집 원장

이날 수원지법에서는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어린이집 원장 A씨의 결심 공판이 열렸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프랭크 자세로 압박'

A씨는 2022년 11월 10일 경기 화성시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 B군을 엎드린 자세로 눕힌 뒤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본인 상반신으로 B군을 14분간 압박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2022년 11월 어린이집 원장의 학대로 숨진 생후 9개월 영아의 빈소 / 사진 유족 제공
2022년 11월 어린이집 원장의 학대로 숨진 생후 9개월 영아의 빈소 / 사진 유족 제공

검찰은 이날 당시 어린이집 내부가 촬영된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공개한 영상을 보면 A씨는 피해 아동 B군을 엎드린 자세로 눕히고 나서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습니다. 이어 쿠션을 머리 쪽에 올린 후 아이 몸 위에서 ‘플랭크 자세’까지 취했습니다.

이때 이불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는 듯한 B군의 모습이 보였고 3시간가량이 지난 시점에 찍힌 CCTV 영상에서는 피해 아동이 미동도 없이 누워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YTN 뉴스화면 캡처 / 어린이집에서 학대로 9개월 원아 사망
YTN 뉴스화면 캡처 / 어린이집에서 학대로 9개월 원아 사망

A씨의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B군의 부모와 지인 30여명은 분노하며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A씨는 검찰이 영상을 공개하기 전부터 오열하다가 영상이 재생되는 동안에는 피고인석 의자에서 내려와 바닥에 아예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재판에는 A씨가 운영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했던 보육교사 C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그는 당시 피고인과 어린이집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C씨는 당시 나머지 원아들을 돌보느라 다른 방에 있어 B군의 상태를 살피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 "피고인 상식 밖의 변명으로 일관..잘못 뉘우치지 않아"

이에 재판부는 “보육교사는 자는 아이들 옆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잠을 자는 피해 아동을 안고 다른 방에 데리고 가서 다른 원아와 같이 관리해야 했을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이날 “피고인이 상식 밖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자기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지 않는다”며 징역 30년에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사와 관련없는 그림
기사와 관련없는 그림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아이를 무자비하게 학대하고 살해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며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부모는 죽고 싶은 만큼 하루하루가 괴롭고 너무 고통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YTN 뉴스화면 캡처 / 어린이집에서 학대로 9개월 원아 사망
YTN 뉴스화면 캡처 / 어린이집에서 학대로 9개월 원아 사망

그러면서 “피고인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도 없다”며 “살인의 고의성이 없다고 변명만 하는 피고인에게 최대한의 처벌을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아이를 재우는 과정에서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과실로 원아가 사망에 이르렀다”며 “해당 과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은 살펴봐 달라”고 최종 변론했습니다.

한편 A씨는 최후 진술을 하지 않고 큰 소리로 울며 퇴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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