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에 이른 아침부터 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긴급대피 재난 문자가 울리는 등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대피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아 혼란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시가 보낸 경계경보 발령 문자
서울시가 보낸 경계경보 발령 문자

 

2023년 5월 31일 오전 6시32분쯤 서울시에 공습경보를 알리는 비상 사이렌이 약 1분가량 울렸습니다. 이후 6시 41분에는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위급 재난 문자가 발송됐습니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대피해야 하고,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공지가 되지 않아 혼란이 생겼는데 이 때문에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방문자들이 몰리며 주요 포털사이트와 국민재난안전포털 접속이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서울 주민 이모씨(32)는 "아침부터 공습 사이렌에 재난 문자까지 보내놨는데 어떤 이유였는지 알려주지 않아 잠만 깼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대피 경보 등은 북한의 우주발사체 때문으로 보이는데 이날 합동참모부는 오전 6시32분 국방부 출입 기자들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남쪽방향으로 북한이 주장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합참은 이 발사체의 정확한 제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이날 0시부터 오는 6월 11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며 1단 로켓 낙하지점을 "전북 군산 쪽에서 서해 멀리"라고 밝혔으며, "페어링(위성 덮개)"은 "제주도 서쪽 먼 해상", 2단 로켓은 "필리핀 루손섬 동쪽 해상"에 낙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난리났던 시민들 당시 상황

행정안전부 오발령 사항 문자 발송
행정안전부 오발령 사항 문자 발송

 

평일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대에 이와 같은 재난 문자가 발송되며 서울 시민들은 불안에 떨다가 곧 허탈했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는 시민 박모(33)씨는 "바깥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고, 민방위에서 '실제 상황이다'라는 말을 반복해서 정말 큰 일이 난 줄 알았다"라며 "뉴스 검색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곧 오발령이라는 문자가 왔다"고 토로했습니다. 직장인 홍모(29)씨 역시 "자다가 사이렌 소리에 놀라서 일어났는데 무슨 일인가 했다"며 "10분 뒤에 오발령 소식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대피할 준비"라는 안내에도 불구하고, 출근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도 나왔습니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는 "경보 문자 받았지만 대피는 무슨, 출근 준비하러 간다"고 토로했습니다. 30대 김모씨 역시 "회사로 대피하면 되는 것이냐"며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정확한 안내도 없고 문자 발송 후에도 제대로 된 방송이나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경기도 등 서울 인근에서 서울로 출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도 "날벼락"이었는데 경기도 고양시에서 서울시로 출근하는 직장인 차모(31)씨는 "경기도 지역에는 재난 문자가 아예 오지 않아서, 뉴스를 보고 알았다"라며 "오발령인 것을 나중에 알게 됐지만 혹시라도 진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해야 됐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일본 오키나와로 가족 여행을 떠난다는 직장인 주모(30)씨는 "비행기가 안 뜨면 어떡하나 싶어서 10분도 안되는 사이 수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한편 서울시가 발령한 5월 31일 오전 6시32분 서울 지역 경계경보는 행정안전부가 10여 분 뒤 '오발령'이었다고 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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