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측 "회색곰 출몰 잦은 일부 구역 폐쇄했다"

한 부부가 캐나다 서부의 밴프 국립공원에서 곰의 습격을 받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곰 습격 사망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서 부부 곰 습격으로 사망 / 사진=셔터스톡, 캐나다관광청

2023년 10월 6일, 영국 BBC에 따르면 캐나다 앨버타주(州) 밴프 국립공원 측은 지난달 29일 오후 곰 공격 발생을 의미하는 위치정보시스템(GPS) 경보를 접수하고 곧바로 수색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당시 악천후로 인해 헬리콥터를 이용할 수 없었고, 대응팀은 도보로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결국 경보를 접수한지 약 5시간 만인 30일 새벽 1시쯤 조난신고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에는 야영객 부부 2명과 그들의 반려견 1마리가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아울러 텐트는 부서져 있었으며, 한 통 이상의 곰 퇴치 스프레이가 비워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사실혼 관계에 있던 두 사람의 신원은 더그 잉글리스(나이 62세)와 제니 거스(나이 62세) 부부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부부는 평소에도 야외활동을 즐겼으며, 일주일 간 캠핑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은 "평소 등산을 즐기던 분들이다. 야생 곰의 습성에 대해서도 잘 알아 늘 조심스럽게 행동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곰 습격 사망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서 부부 곰 습격으로 사망 / 사진=픽사베이

또한 더그의 삼촌인 콜린 잉글리스는 "사건 당일 저녁 한 위성장치 운영 업체로부터 SOS가 활성화됐다는 알림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더그가 위험을 알리는 메시지를 업체에 보냈고, 업체가 이를 가족인 콜린에게 전달한 것이었습니다. 더그의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는 '곰 공격 나쁘다(Bear attack bad)'는 세 단어만 담겨있었습니다.

공원관리국은 시신 발견된 지역 인근을 수색하던 도중 돌진하는 '그리즐리 베어(회색곰)' 한 마리를 발견했고 공공 안전을 위해 즉시 사살했습니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캐나다 국립공원 관리당국 측은 "밴프 국립공원 내에서도 회색곰의 출몰이 잦은 일부 구역을 폐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비극적인 사건이다. 국립공원은 희생자들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일명 '그리즐리 베어'로 불리는 회색곰은 북미 대륙 최고의 맹수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입니다. 덩치가 크고 성격도 포악하기로 악명이 높습니다.

곰 습격 사망
캐나다 밴프 국립공원서 부부 곰 습격으로 사망 / 사진=캐나다관광청

캐나다 국립공원 관리당국에 따르면 앨버타주에는 690여 마리의 회색곰이 살고 있는데, 그중 65마리가 밴프 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통상 곰과 마주쳤을 때 인명사고를 당하는 경우는 드물다. 전 세계적으로 회색곰의 공격의 약 14%만이 인간에게 치명적이다"라고 했습니다. 대개 회색곰은 사람과 마주치면 달아난다는 것입니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종식 후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자연에서 사람이 회색곰과 마주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야생동물 전문가 킴 티치너는 "피해자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곰을 놀라게 해 곰이 방어적으로 공격에 나섰을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곰이 동면을 준비하면서 식욕이 왕성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고 현장 인근에서 관광업을 하는 메를 폭스는 "곰은 이맘때 배가 고파지는데 올해는 서리가 내려 베리꽃 등이 얼어붙는 등 곰이 먹을 열매나 먹잇감이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로키 산맥의 중심부에 위치한 밴프 국립공원은 빼어난 자연 풍광 때문에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며, 이곳에서 곰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1980년 이후 43년 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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