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해명
박지원, 황대헌의 세 번째 피해자?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이틀 연속 '세계랭킹 1위' 박지원에게 반칙을 가한 황대헌이 '팀킬 논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MBC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MBC

앞서 박지원과 황대헌은 지난 17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에 나란히 출전했습니다.

결승선을 3바퀴 남긴 상황에서 2위로 질주하던 박지원(서울시청)이 인코스를 파고들어 선두로 치고 나가자 1위로 달리고 있던 황대헌(강원도청)이 손을 이용해 박지원을 밀쳤습니다.

이에 박지원은 중심을 잃고 넘어지며 펜스에 충돌했고 그대로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경기 후 황대헌은 페널티를 받고 실격됐습니다. 좁은 레이스 구간에서 여러 명이 질주하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몸싸움으로 인한 충돌은 자주 있는 일이지만, 박지원을 향한 황대헌의 반칙이 이번 시즌에만 3차례 발생해 팀킬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그 전날 열린 1500m 결선에서도 결승선까지 3바퀴 남은 상황에서 선두로 달리던 박지원을 황대헌이 무리하게 추월해 몸으로 밀어냈고, 이 충돌로 인해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렸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황대헌은 1위를 차지했지만 반칙 판정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2023년 10월에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결승에서도 황대헌은 박지원의 질주를 방해했습니다. 당시 황대헌은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심한 반칙을 범해 옐로카드를 부여받고 모든 포인트가 몰수되기도 했습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규정에 따르면,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지만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의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합니다. 결국 박지원은 이번 사건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획득하지 못했고 국가대표 자동선발 기회를 날리게 되었습니다.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해명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MBC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MBC

2024년 3월 19일,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황대헌은 박지원과 충돌하면서 불거진 '팀킬 논란'에 대해 해명했습니다.

그는 "경기 중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고 시합하다 보면 그런 장면이 자주 나온다"며 "그런데 이번에 그 대상이 (박)지원이형이 돼 마음이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 고의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취재진이 "경기 후 박지원에게 사과했냐"고 묻자, 황대헌은 "노코멘트" 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습니다. 이에 취재진은 "따로 대화를 나눈 것이 없다는 말이냐"고 되묻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어 황대헌은 "세계선수권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내 죄송하다. 재정비해서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전한 뒤 자리를 떠났습니다.

박지원, 황대헌의 세 번째 피해자?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MBC
"박지원에게 사과는".. 쇼트트랙 황대헌 팀킬 논란 / 사진=MBC

황대헌과의 충돌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세계랭킹 1위' 박지원은 목에 깁스를, 왼쪽 팔에 붕대를 감은 채 입국장에 들어섰습니다. 그는 현재 건강상태에 대해 "(황대헌과 충돌한) 경기 직후에는 흥분감이 커서 정확하게 못 느꼈는데, 이후 속이 울렁거리는 현상이 계속됐다"며 "목 근육도 안 좋아서 깁스로 고정을 해둔 상황이다. 목과 머리에 충격을 받다 보니 팔도 저리고 붓는 느낌이 나서 깁스를 했다. 최대한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취재진이 "황대헌과 벌써 세 차례 충돌했는데 어떤 생각이 드냐?"고 질문했고, 박지원은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선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는 것 같다. 죄송하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황대헌과 경기 후 충돌과 관련해 나눈 대화가 있느냐는 물음에도 같은 답을 내놨습니다.

메달 없이 대회를 마친 세계 랭킹 1위 박지원은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권도 얻지 못했습니다. 오는 4월 열리는 국내 선발전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과 관련해 박지원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대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끝난 만큼 지나간 경기 대신 다가올 선발전에 더 집중하겠다"며 "(선발전에서도) 항상 하던 대로, 지금처럼 꾸준하게 열심히 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이번 황대헌 팀킬 논란과 관련해 누리꾼들은 "축구에 이강인이 있다면 쇼트트랙에는 황대헌이 있다", "이번 시즌 3번 연속이면 말 다했지. 소름 돋는다", "황대헌 인성 미쳤네. 고의가 아니었으면 사과는 해야 사람이지", "황대헌 퇴출하라. 임효준, 박인욱에 이어 이번엔 박지원까지 담그려는 거 아니냐", "임효준도 결국 황대헌한테 당한 피해자였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빙상계 한 관계자는 "황대헌이 무리하게 파고든 것이 맞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며, 다른 관계자는 "황대헌을 징계하기도 박지원을 대표 선발에서 구제하는 것도 어렵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두 사람은 오는 4월 초 대표 선발전에서 경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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